'SPA'나 '패스트패션'이란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SPA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스타일리시하기 때문에 전 연령대에서 인기입니다. 2005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유니클로를 필두로 갭 · 자라 · 망고 등이 있고, 국내 브랜드로는 이랜드의 '스파오'가 있습니다. 주요 SPA와 패스트패션 브랜드 히스토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아울러 옷 구매할 때 기본 TIP도 전해봅니다.
SPA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1996년 갭이 처음 도입한 개념으로 '전문점, 독자상표, 의류'라는 세 가지 의미를 합친 합성어입니다. 하나의 회사에서 상품의 기획부터 의류 디자인을 비롯해 생산과 판매까지 의류에 관한 전 단계를 일괄적으로 시스템화해 관리합니다.
SPA 장점으로는,
1. 소비자의 반응을 빠르게 파악해 적기에 생산이 가능합니다.
2. 중간 유통과정을 생략해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3. 매장 크기는 대형이며, 매장당 파는 품목이 매우 다양하고 많은 품목을 판매합니다.
4. 소비자는 한 매장안에서 자신이 필요한 패션의류와 소품을 코디하여 한번에 구매하기가 쉽습니다.
패스트패션 (Fast Fashion)
계절에 앞서 유행을 예측해 옷을 미리 만들어 놓는 기존 시스템과는 달리 철저히 유행을 반영하여, 즉석으로 다품종 소량을 생산하는 패션 시스템입니다. 유행의 빠른 반영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2주에 한 번 70%의 매장 물건이 교체되는 '자라'가 대표적 패스트패션 브랜드입니다.
패스트패션 시스템은 재고를 줄이고 유행을 빨리 쫓아 가기 위해 패션 업체들 사이에서 널리 도입되고 있습니다.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과 아이템이 빠르게 제품화되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러나 유행 타는 옷을 싼값에 사 입고 금방 버리는 소비 풍조를 낳기도 했다.
< 의류 구매 TIP >
여기서 잠깐! 의류 구매에 대한 기본팁을 전해봅니다. 원칙을 정해 놓으면 쇼핑할 때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쇼핑할 때는 항상 빠지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가격을 어느 정도 지불하고 좋은 옷을 구입할 것인가? 싸고 예쁜 옷을 여러 개 구매할 것인가?
옷 사는데 돈 걱정 없는 분들이야 상관 없겠지만 어차피 정해진 예산 내에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고민이 됩니다.
자신이 구매하길 원하는 아이템들을 만족하게 모두 구매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문가가 조언해준 구매 원칙을 들어보시고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즐겨입고,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옷은 좋은 옷을 구매합니다. 오래 입기 위해서는 기본 디자인과 기본 색상이어야 합니다.
2. 자켓, 코트 등 아우터는 유행을 타지 않고 기본 디자인에 원단이 좋은 것을 선택하여야 오래도록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입을 수 있습니다.
3. 단색 옷이라면 좋은 소재의 옷으로 선택하면 충분히 고급스럽니다만, 만약 체크 무늬인 경우 소재뿐 아니라 체크무늬도 맞춰져야 고급스럽습니다. 등판이나 옆면 솔기가 체크가 어긋나면 저렴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3. 나이대가 있다면 저렴한 원단으로 만든 패스트 패션보다는 브랜드 옷 이월상품이 차라리 낫습니다. 이월상품 구매시 30~90% 정도까지도 할인하여 살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4. 기본 아이템들을 가지고 있고 컬러나 디자인, 스타일 등에서 포인트를 주는 아이템을 추가로 살 때는 아무래도 자주 입어줄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부분에서는 좀 아끼고 저렴이를 구매하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이런 것도 좋은 걸 구매하면 더 스타일을 낼 수 있는 게 당연합니다만, 굳이 어느 쪽에 돈을 더 쓸 것인가를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5. 유행에 민감한 스타일이거나 과감한 스타일이라서 자주는 아니지만 입어보고 싶은 옷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도 저렴한 곳에서 구매해도 좋습니다.
의류 구매 Tip 결론은,
'오래 입는 옷은 좋은 걸 사고, 잠깐 입는 것은 싼 걸 산다' 입니다.
계속해서 SPA, 패스트 패션 히스토리 이어 가 보겠습니다.
스파오(SPAO)
스파오는 2009년 11월 명동과 성신여대에 매장을 내고 이랜드가 론칭한 SPA 브랜드입니다. SPA에 원조라는 뜻의 오리지널 'o'를 붙여 'SPAO'라는 이름을 정했습니다.
스파오는 기획단계에서부터 경쟁 업체로 '유니클로'를 정해 장점과 단점을 철저히 벤치마킹하였습니다.
스파오는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올제너레이션(All-Generation) 브랜드를 표방하면서 초창기에 안성기, 전인화 · 소녀시대 · 슈퍼주니어 등 각 연령대를 대표한 스타급 국내 연예인들을 모델로 내세워서 시작했습니다.
유니클로의 대표 상품인 히트텍과 브라탑을 경쟁 상품으로 삼고 '웜히트'와 '콜라겐 내의'를 전략적으로 내놨습니다. 보온성은 물론 방균 방취 기능을 더했고 가격은 유니클로의 60%로 책정했습니다.
구스다운은 시중 최저가 수준인 9만 9000원으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대량 공급 체계에다 대행사를 거치치 않고 원부자재 구매와 생산을 직접 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갭 (GAP)
갭은 1939년 설립돼 SPA 브랜드의 효시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가 생각보다 무척 오래되었습니다.
브랜드 론칭도 특색 있는데요, 부동산 개발업자인 도널드 피서가 청바지 한 벌을 산 후 교환하려다 제품의 종류가 적고 상품이 정돈되지 않은 데 불만을 느껴 직접 판매를 시작하게 된 게 브랜드의 시작입니다. 1939년이라면 그 시대에 우리나라를 상상해보면 판매하는 옷가지가 적은 게 당연할 것 같은데 도널드 피셔는 상당히 패셔니스타였던 걸까요?
피셔는 부인 도리스와 함께 1969년 고객 서비스에 중점을 둔 음반과 청바지를 파는 매장을 직접 열고 상호를 '세대 간의 차이'라 뜻의 '갭(Gap)'으로 정했습니다. 1986년에는 아동복인 '갭키즈', 1990년 유아복 '베이비갭'에 이어 1998년엔 속옷 라인인 '갭바디'로 폭을 넓혔습니다.
갭은 전 세계에 상당히 많은 매장을 두고 있는데요, 미국 내에서만 1200여 개, 캐나다 90여 개. 영국 · 프랑스 · 아일랜드 · 일본에선 250여 개 매장을 본사가 직영으로 운영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 중동 국가에 프랜차이즈 계약을 하고 상품을 공급합니다.
국내에는 신세계 인터내셔널이 2007년부터 들여왔습니다. 계절별로 두 번 이상 신제품이 공급되며,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과 오랫동안 착용할 수 있는 베이식 캐주얼을 표방합니다.
국내에서 파는 제품은 어른용 라인 세 종류로 깔끔하고 세련된 클린(Clean) 라인, 캐주얼 라인, 데님 라인이 있고, 6~13세를 위한 키즈 라인, 0~5세를 위한 베이비 라인이 있습니다.
자라(ZARA)
자라는 패스트패션의 선구 브랜드로 전 세계 73개국 130 여 개 매장에서 매장별로 한 해동안 1만 5000여 가지 아이템을 선보이며 200명의 스페인 현지 디자인팀이 디자인한 신제품이 평균 일주일에 두 번씩 매장으로 들어옵니다.
자라의 시작은 옷가게 점원 출신인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 가오나가 스페인 북서 지역의 아코루나 지역에 75년 1호점을 내면서 출발했습니다. 옷가게 점원을 하면서 꿈을 꾸었다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한 그의 기쁨이 어떠했을까요.
자라는 매출의 79.9%는 유럽에서, 10.5%는 미대륙, 9.4%는 아시아와 기타 국가에서 매출을 올리며 유럽의 판매 비중이 높습니다.
국내엔 2008년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점과 명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점을 동시에 오픈하며 들어왔습니다.
국내 패스트패션 브랜드 중 자라는 세련된 매장 분위기, 앞서가는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자라 여성복은 우먼, 베이식, TRF 세 가지 라인이 있습니다. 우먼은 현재 유행 패션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라인으로 베이직이나 영캐주얼에 비해 다소 고가입니다. 베이직은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적인 아이템들로 구성되어있으며, 영캐주얼은 핫팬츠, 미니스커트, 반짝이, 가죽 재킷 등 과감한 라인입니다.
자라 남성복은 클래식, 패션, 진, 스포츠 네 개로 구분되어 있어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망고(MANGO)
패션 브랜드 망고의 히스토리는 이렇습니다.
터키 출신으로 스페인에 이민 와 70년대 말부터 다양한 수입 의류들을 판매하는 멀티숍을 운영해온 아이작 앤딕과 나만 앤딕 형제는 어느 날 동남아 여행 중 '망고'라는 과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과일 이름과 달리 언어나 국적에 상관없이 '망고'로 동일하게 불리는 이 과일 이름으로 브랜드를 만들면 통일성이나 어감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84년 '망고'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발상인 것 같습니다.
망고는 25년 만에 99개국에 1363개 매장을 가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게 됩니다. 베이직한 아이템 비중이 높은 다른 SPA 브랜드에 비해 망고만의 특징으로 디자인의 독창성이 강해 '부틱형 SPA 브랜드'로 불렸습니다.
망고는 SPA 브랜드 중 유일하게 컬렉션을 개최하는 브랜드입니다.
다국적 출신 100여 명의 디자이너가 연간 5000여 개의 새로운 아이템을 쏟아냅니다.
글로벌 시장에 똑같은 스타일의 옷을 내놓는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망고는 스타일 면에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였습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몸이 드러나는 옷을 기피하는 두바이 여성들을 위해서는 길이가 긴 스커트와 블라우스 등을 별도로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나오미 캠벨, 클라우디아 시퍼, 페넬로페 크루즈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모델로 쓰는 전략을 내세웠으며, 2009년에는 스칼렛 요한슨이 모델로 활약했습니다. 패스트패션임에도 고급스럽고 유니크한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습니다.
국내에는 제일모직이 2009년 4월 들여왔고, 명동 망고 1호점을 시작으로 매장이 확장 운영되고 있습니다. 캐주얼, 정장, 청바지, 액세서리 라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25~35세의 도시 여성이 주 공략층에서 출발해 40대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유니클로(UNICLO)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은 1949년 창립되었고 '유니클로' 브랜드는 1984년에 생겼습니다.
야나이 다다시 사장이 일본 히로시마에 1호점인 후구로마 지점을 만든 게 시작이었습니다.
유니클로는 얇고 따뜻한 소재인 폴라폴리스로 만든 '후리스 자켓'이 1998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본의 국민 브랜드로 도약하게 되었고 3년간 3700만장이나 팔렸습니다. 유행은 돌고 돌아 2022년에도 후리스 자켓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니클로는 2001년 영국 런던점을 시작으로 중국·미국·홍콩·싱가포르로 발을 넓혔고 아시아 시장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2005년 롯데쇼핑(지분 49%)과 합작 회사를 만들며 진출했습니다.
유니클로의 히트작으로는 브라가 옷에 붙어 있어 따로 속옷을 착용할 필요가 없는 '브라톱'과 겨울용 발열 보온 상의 '히트텍'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히트택은 일본 소재 기업인 토레이사와 공동 개발했으며 2002년 일본에서 출시된 이후 8년 만에 6400만 장이 팔린 글로벌 히트상품입니다. 2008년 국내에서도 무려 18만 장이 팔렸습니다.
유니클로는 대형 매장에 수많은 스타일의 베이직한 상품을 진열해 놓고 소비자가 대형 마트에서 식료품 사가듯 스스로 여러 제품을 골라 쇼핑하도록 하는 판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내에 들어와 있는 SPA 브랜드와 패스트패션 브랜드들 - 스파오, 갭, 자라, 망고, 유니클로에 대해 브랜드 히스토리와 옷을 구매하는 기본 원칙 TIP을 적어보았습니다.
어차피 옷을 구매할 때는 브랜드의 스토리보다는 옷의 재질, 디자인, 용도, 가격 등을 골고루 보고 판단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나한테 어울리는 옷인가 하는 것이겠지요. 재미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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